일상/정보

구글 권순선님의 글

handam 2013. 11. 6. 17:44
반응형

원문 : https://plus.google.com/+SoonsonKwon/posts/bNS2RSexhjq


정부... 특히 이번 정부가 SW 관련 산업과 업계 종사자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말로는 창조경제 창조경제 하면서 뭔가 SW 관련 업계 종사자들과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것처럼 하고 있지만 그동안 해온 것을 보면 전혀 딴판입니다.  

게임이 아무리 수출을 많이 해도 4대악으로 취급되고,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 등의 각종 게임 규제를 절대로 놓지 않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터넷/모바일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지불 수단이 생기는 것을 막으면서 전자금융법/전자서명법의 개정을 저지하여 불편하고 문제 많은 공인인증서를 어떻게든 지속하려 하고 있는 것과 샵메일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것 등을 보면 뭔가 감이 오지 않나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SW 인력이 모자란다며 6개월 내지 1년 정도 비전공자들을 교육해서 업계에 내보낸다는 인력 양성 정책이 발표된 것 아실 텐데 이것은 당연히 낮은 임금의 SW 근로자들을 공급하여 그러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업계에 공급하면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목적도 달성하고 이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이나 실업률 저하 등 정부가 굉장히 목매고 있는 지표들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정책입니다. 물론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반대겠고요. 

이 모든 일련의 정책들에는 SW 관련 업계의 전반적인 구조개선, 공정 경쟁 환경 조성, 경쟁력 향상이나 고급 인력 향상을 통한 고 부가가치 창출 등의 중장기적인 접근 방식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직 억압과 통제와 착취만 있을 뿐이지요. 본질을 잘 보세요. 정부 내에 업계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과 조직들이 없거나, 있어도 업계가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거나, 혹은 그런 사람/조직이 있고 업계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만 안/못하고 있는 상황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경우라고 생각) 

이유가 뭘까요? 여러가지 해석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SW 업계 종사자들이 유권자로서 충분히 영향력을 미치지 않고/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조져도' 별 탈이 없다는 거죠. 소위 말하는 '사'자 직업군들은 각자의 협회들을 통해 철저히 뭉치고 있고 또 직/간접적으로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수많은 정책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이끌어 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SW 업계는 그러한 강력한 이익단체가 없고, 또 생기기도 힘든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미 있는 협회들은 대부분 업계 종사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체들이나 일부 인사들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솔직히 말해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정치권에 '우리 편'을 많이 만들고 '남의 편'은 최대한 공격(?)해야 합니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여론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여론이 형성되면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새누리당이냐 민주당이냐 경상도냐 전라도냐 박근혜나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하는 구세대의 프레임에 갖혀있지 마시고 특정 정당이/정치인이 업계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만 가지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게 가장 쉬운 출발입니다. 당에 상관 없이 업계에 도움이 되는 정치인이라면 밀어주고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인이라면 공격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 안에서도 업계를 대변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조직들이 있을 텐데 그 조직들이 잘못하고 있는 일은 명확히 비판하고 잘하고 있는 일은 또 그만큼 칭찬해야 합니다. (근데 안타깝지만 칭찬할 일은 거의 못본듯...) 

요즘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전으로 인해 온라인 상에서도 충분히 정치인들에게 의견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해당 정치인들의 홈페이지나 sns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합니다. 귀찮지요. 그것도 힘들면 +1/좋아요/리트윗이라도 하세요. 이 정도도 안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니 업계가 이모양 이꼴이고 정치권과 정부는 업계 종사자들을 계속해서 마음놓고 조지고 있는 중이지요.  

얼마전에 분당에 성범죄보호관찰소가 생긴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적극적인 저지로 해당 결정이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분당 주민들이 어떻게 했는지 아시나요? 저도 얼핏 뉴스로만 들었지만 수천명의 학부모들이 조를 짜서 일주일 넘게 시위를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니까 정부도 정치권도 무시하지 못하고 결국 결정이 번복되었지요.  

이 업계에서 그런 일을 당하면 과연 그정도 인원을 모을 수 있을까요? 택도 없습니다. 그러면? 그러니 요모양 요꼴인 거죠. 당연히 개선되었어야 할 공인인증서 문제만 하더라도 거리시위는 고사하고 온라인 상에서 마우스 클릭만 하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100명 이상 '좋아요' 버튼을 클릭한 경우조차 없었습니다.  

이러니 바뀌지를 않는 것이지요. 아니, 바뀔 수가 없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공인인증서 문제를 전공자도 업계 사람도 아닌 법대 교수가 수년째 싸워오고 있는 것에 이 업계 사람들 모두가 진심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만큼 이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통제받고 착취당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요약하면 

행동하세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물론 귀찮습니다.  

하지만 안 그러면 그냥 계속 이 상태일 겁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업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나 관련있는 글은 +1/좋아요/리트윗 그정도라도 하세요. 

예를 들어 공인인증서가 싫으면 오픈넷이나 관련 글 +1/좋아요/리트윗이라도 하세요. 마우스클릭 한번이면 되잖아요. 

그런 쉬운 것도 안하면서 신세한탄만 하고 있으면 당신은 불평할 자격조차 없습니다. 

그냥 닥치고 앉아서 계속 당하기만 하세요. 

--------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마틴 니묄러>

반응형